주식투자를 하는 사람 중에 매수/매도를 망설여보지 않은 주식투자자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매 번 망설이는 부류에 속하는 것 같다. 이것도 손실회피 심리에 속할까? 투자자가 결정적인 순간에 망설여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우연히 마케팅 관련 칼럼을 읽다가 떠오른 손실회피 성향과 주식투자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봤다.
손해 보는 게 아까워 팔지 못하는 주식투자자의 손실회피 심리 - 1부
- 내가 가진 것은 가치 있어야 한다.
-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손실회피 심리
- 현실 속의 조삼모사
내가 가진 것은 가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물건을 사고 돈을 소비하고 이에 따라 물건을 소유하는 과정을 거의 매일 반복한다. 어떤 건 오랫동안 보유하고 어떤 물건은 금방 소비해 버리고 때론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대부분 내 것이 된 물건은 끝까지 내 것이어야 하는 게 보편적인 심리다.
내가 가진 것은 종류를 막론하고 가치가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이 가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길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종목은 매수 이후부터 가격이 올라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소유 물건의 가치가 올라야 하는 심리와 같다.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손실회피 심리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도 마찬가지다. 매수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매수 후 가격이 떨어질까 두려워서다. 주식투자 고수들은 언제나 주식 가격은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초보 투자자도 혹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매수를 망설일까?
무의식적으로 작용되는 손실회피 심리가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손실회피 심리가 지배하고 있다면 애당초 주식투자를 시작하지 않겠지만 인간의 뇌는 그렇지 않다. 항상 긍정 회로가 우선으로 작용하고 다른 투자자는 잃어도 나는 잃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선 지배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잃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경우도 많다.
손실회피 성향은 이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가지게 된다. 가장 좋은 예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국 고사성어 중 하나인 '조삼모사'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아침에 3개 받고 저녁에 4개 받는 거나, 아침에 4개 받고 저녁에 3개 받는 거나 결론적으로 7개 받는 건 똑같다. 하지만 남의 이야기 일 때나 그렇지 이런 예가 나에게 다가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실 속의 조삼모사
당장 가까운 가족이 큰돈을 벌었다고 가정해 보자. 가족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돈을 많이 벌었으니 너에게 1억 원을 줄 거야. 그런데 지금 1,000만 원을 먼저 주고 1년 뒤에 9,000만 원을 줄게. 어때?" 당신은 어떤 생각이 먼저 드는가? 솔직히 나는 어차피 줄 거면 지금 1억 원 다 주지, 나눠서 주는 심보는 뭐람? 이라며 속으로 질타할 거다.
당장 1,000만 원의 이득은 생각하지 않고 혹시 9,000만 원을 받지 못할까 하는 손실회피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런 손실회피 성향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다음 편에서는 주식투자에서의 손실회피 성향과 보유효과에 대해 알아보고 대청 방안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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