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주식차트를 읽는 시간 보다 투자자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같다. 세력의 심리, 증권사의 심리 그리고, 개미투자자의 심리. 주식의 가치는 기업의 가치에 비례해야 하는게 마땅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주식의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건 외부적인 요건이 절대적으로 지배한다. 기업의 존재와 실적은 단순히 주식투자를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투자자라면 오늘 이야기에 쉽게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주식투자를 시작하지 얼마되지 않은 초보투자자라면 투자의 매매기술을 익히는 것 보다. 주식시장의 심리적인 면을 더 많이 보도록 권유하고 싶다. 오죽하면 이 세계를 무림이라고 표현하고 투자자를 재야고수라고 하겠는가? 무협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죽이는"건 아주 자연스러운 것쯤은 굳이 입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주식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거나 아니면 최소한 죽지 않기 위해서라면 "나 빼고는 모두 적"이라는 마음자세를 가지고 이 글을 포함해 수많은 주식칼럼을 접하시기를 추천한다. 이 글과 비슷한 글을 아래 링크해 놨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잃는 것입니다."
이런 광고 문구를 봤다.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잃는 것입니다." 솔직히 오랫동안 이 말을 들어왔다. 그리고, 바보같지만 오랜 기간 동안 그 말을 믿고 살았다.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해를 보고 있는 것' 지금은 그저 그럴싸한 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금리와 물가상승률의 비교다. 물가가 상승할수록 돈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다. 그리고, 금리는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다. 그러므로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진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간단히 생각해 봐도 예전의 1,000만 원과 지금의 1,000만 원의 가치는 분명 다르다. 기간을 길게 잡아보면 그 차이가 무서울 정도로 느껴진다. 3-40년 전 1,000만 원 이면 집 한 채 살 돈이었으니... 지금은 최소한 1억 원은 있어야 변두리에 있는 제대로 모양을 갖춘 집 한 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안해하고 조바심을 가지게 된다.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할 것 같고 이 고통을 후세가 고스란히 물려받는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산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보편적 심리를 정확히 해석한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 보자.
나만 빼고 다? - 포모 증후군
사실 위에 말한 문구는 어느 투자회사의 광고 문구다. 직역하자면 가지고 있는 돈을 투자해서 은행보다 높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가지란 말이다. 좀 더 속내를 보자면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우리에게 맡겨라 수익을 내주겠다.'이다. 투자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손해는 투자자 개인의 몫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계실 거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투자회사를 100% 믿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호기심과 소외감 자극은 언제나 좋은 미끼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금융사기와 투자수익 손해로 인해 필해를 보고 언론을 통해 조심하라고 일러주었지만 아직도 뻔뻔스럽게 이런 광고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보니 경제에 눈먼 사람들이 많긴 많은가 보다. 사람들의 지갑을 여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두려움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남들 다 하는 데 나만 빠진 것 같은 포모 증후군을 느끼게 하는 방법도 좋다. 그다음이 호기심이다.
돈에 대한 그릇된 인식
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단지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어떠한 기회를 잃었을 때 그것을 금전적인 손해로 연결시킨다. 예를 들어 A라는 매장에서 가전제품을 100만 원 주고 샀는데 알아보니 A매장에서 90만 원에 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곧장 10만 원 손해 본 것을 알고 분노하게 된다. 반대로 말해 볼까 한다. B매장에서 90만 원을 주고 가전제품을 샀는데 이웃이 A매장에서 같은 제품을 100만 원 주고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현실보다 감정에 반응하는 소비자 심리
10만 원 벌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고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나마 관점이 조금 다른 사람은 10만 원 아꼈다고 할 것이고 또 어떤 분은 하마터면 10만 원 손해 볼 뻔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과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사실만 말하자면 나는 100만 원짜리 가전제품을 샀을 뿐 10만 원 손해 본 것이 아니고, 90만 원짜리를 샀을 뿐 10만 원의 소득을 얻은 게 아니다. 누군가가 내게 10만 원을 준 것이 아니고 10만 원을 뺏어 간 것이 아니다. 논외의 말이지만 가장 비현실적이고 비 생산적인 생각이 상품에 대한 원가를 계산하는 거다. 이 정도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살아가는데 정신적으로 힘든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내 심정을 알고 있다.
누구든지 가진 것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가지고 싶어 한다. 현재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제관념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망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기업들은 기술자, 디자이너 및 경제학자만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법률가,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직원과 부서를 가지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상품을 팔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상품의 기능과 품질만 우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질땐 의심도 같이 갖자.
소비자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에 관해서는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관심을 가지면서도 끝까지 의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물론 금융상품 중에는 괜찮은 상품들도 꽤 있다. 아쉽지만 좋은 상품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는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잃는 것이다'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말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기회비용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하다.
확신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의 구별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지금 내가 가진 돈은 분명히 내 것이 맞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내 주머니를 지나쳐간 돈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알게 모르게 운이 좋아 현재의 경제상황을 유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확신이 들지 않으면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확신이 없으면 최소한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 돈을 잃고 난 뒤 남 탓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어쩌면 이런 지나친 조심성이 나를 가난한 투자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단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소한 남 탓하지 않으니 좋다. 내 탓으로 돌리기도 쉽고 실수를 했을 때도 용서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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