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레이더 일까? 인베스터 일까?"
주식투자 수익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지만 생각난 김에 이야기해 보려 한다.
증권 방송을 보다 보면 트레이딩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때문인지 대부분 나와 같은 개미투자자들은 '주식 투자하는 사람 = 트레이더', '주식투자행위 = 트레이딩'으로 알고 있다.
아주 정확하게 맞는 말이다. 90% 이상의 개미투자자들이 하는 주식은 트레이딩이 맞다. 즉, 거래인 셈이다.
그런데 '주식투자자'라고 하지 않고 '주식거래자'라고 하면 좀 이상하다. 내 경우 어디 가서 절대 '주식 투자한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주식한다 라고 하든지 아니면 주식 거래한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내가 좀 유별나서 그런지 상대가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면 정말 투자를 하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대부분 거래자다. 투자라고 하면 회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내 계좌수익보다 더 커야 한다고 봐야 한다.
최소한 회사가 어려울 때 욕하지는 말아야 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회사에 대한 비방이 대부분이다.
투자를 배우고자 시작하곤 거래부터 배워왔다.
누구나 주식을 처음 배울 때는 회사에 투자하는 자세로 성장가치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등 꼼꼼하게 분석한 후 주식을 사라고 한다.
나도 그렇게 배웠지만 자연스럽게 주식거래자가 되었다. 왠지 투자자라고 하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에게 민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개미투자자는 기업을 분석하는 인베스터도 되어야 하고 거래하는 트레이더도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력은 트레이딩과 인베스팅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증권사 및 투자회사는 인베스팅과 트레이딩을 하는 부서가 각각 있다고 한다. 인베스팅 자료를 넘겨받은 트레이더들은 자료를 바탕으로 실수 없이 거래만 하면 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하는 뇌동매매가 있을 수가 없다.
손절도 정확하다. 하지만 우리는 트레이더가 되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많다. 나 같은 경우 기업 하나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분석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리고, 정작 매매에 임할 때는 '올바른 판단을 했는지' 의심을 꼭 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주식거래는 지극히 한정적이고 보유기간도 길다. 앞선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다시피 1년에 거래하는 횟수는 매수와 매도를 포함해서 10번을 잘 넘지 않는다.
거래 횟수가 적은 반면 종목을 분석하는 횟수는 꽤 많은 편이다. 틈나는 대로 분석하고, 했던 분석 또 하고,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한다. 매수 직전에 한 번 더 검토하고, 매도가에 다다르면 또 분석한다. 분석의 시점 때문이다.
회사마다 계절의 순환에 영향받는 경우, 사회분위기에 영향받는 경우, 국제정세에 영향받는 경우, 정치상황에 영향받는 경우 등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
어찌 보면 참 피곤한 방식처럼 보이지만 나름 나에게 최적화된 주식 매매다. 즉, 평소에는 인베스터의 자세로 거래 시에는 냉철한 트레이더가 되는 셈이다.
트레이딩은 기본 스킬
주식 용어를 쓰니까 뭔가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단순하게 보면 사실상 프리마켓에 존재하는 일개 주식거래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오랫동안 주식 세계에 발 담그신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따지고 보면 특별할 것도 없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어떠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조건을 갖춰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식에 손 담그는 순간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혼돈의 세상에 들어왔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경험이 최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매력 있는 세계다.
가능하면 아주 오랫동안 주식 세계에 몸담고 싶은 바람이다. 한 번의 대박도 필요 없다. 물론 오지도 않을 거지만...
딱 지금 만큼만이라면 적당히 바깥활동(work)도 하고 적당히 힘든 상황도 겪는다면 간간히 주는 주식소득이 나에게 큰 재미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안다.
스스로 증권 애널리스트가 되자.
간단히 정리하자면 주식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트레이더가 되어야 할 뿐 아니라 인베스터도 돼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을 읽는다는 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랫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을 해 왔지만 예측 실패사례가 월등히 높다.
애널리스트나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학자들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기 바란다. 문법적으로 예측의 확신을 가진 말은 한마디도 없다. 그저 뉘앙스만 풍길뿐이다. 결론은 '나도 모른다'로 귀결된다.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당장 증권 방송채널의 전문가 말을 찾아들어보길 바란다. 이 분들의 말에서 '가능성', '확률', '의심', '고려(하다)', '~ 고 볼 수 있다.' 등 수많은 애매한 표현들로 가득 차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안다. 결코 비난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간혹 비난받아 마땅한 인간들이 출현하긴 하지만)
더도 말고 1년만 증권 방송을 듣다 보면 그 말이 그 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나도 애널리스트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 거다. 그렇다. 본인 스스로 애널리스트가 되자.
단,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진정한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분석,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애널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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