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주식 격언 중에 가장 자주 언급되는 말이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일 것이다. 많이 언급되는 만큼 좋은 격언이기는 하다. 말 그대로 직역하자면 최저점에서 사지 말고 최고점에서 팔지 말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격언을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믿는다. 정말 이렇게 이해하고 계셨다면? 지금이라도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시기 바란다.
사실 정확한 의미라기 보단 개인적인 뇌피셜이다. 진실은 말한 본인만이 안다. 성철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내 말에 속지 마라. 내 말은 다 거짓말이다." 이 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진실은 본인만이 안다. 주식 격언도 마찬가지 아닐까?
작은 욕심이 전체 투자를 망친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는 곧, 욕심을 내지 말라는 말이다. 물론 주식투자에서 가장 큰 수익은 최저점에서 사서 최고점에서 파는 거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바 지만 바닥을 어떻게 확인하고 꼭대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머리가 뛰어나다는 아인슈타인도 결국은 주식투자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을 봤을 때 불가능의 영역에 있다고 아예 결론을 내리자. 그것이 자신만의 주식 철학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실 정확한 무릎의 위치도 어깨의 위치도 알 수 없기는 매 한 가지. 하지만 확률적으로 보면 지극히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바닥을 예측하는 것보다 무릎의 위치를 예측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좀 더 높고 최고점보다 어깨의 위치를 예측하는 것이 조금 더 쉬운 편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실상은...)
'바닥 아래 지하실 있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자리(가격)에 호기롭게 매수 버튼을 눌렀지만 이상하게 내가 산 주식은 무조건 내리고 본다. 처음 한 두 번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세 번 네 번 연속으로 매수와 동시에 하락하면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생각에 주가조작 음모론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게 된다.
주식 가격에 바닥은 없다. 뒤돌아 보니 거기가 바닥이었을 뿐이다. 또, 내가 바닥이라고 생각한 자리는 다른 수많은 투자자도 바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만일 주가가 질질 흘러내리는 모습을 포착하고 내가 생각했던 바닥의 자리가 보인다면 그 아래 지하실이 있다는 현실적인 가정을 하는 게 좋다.
또, 어떤 투자자에게는 그 지하실이 바닥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B1, B2, B3... 마지막은 헬게이트다. 만일 회사가 재무적으로 문제없고 경영진에게 하자가 없다면 헬게이트는 열리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하락한 종목의 주주는 지옥문 위에 앉아 있는 거나 다름없다. 이쯤 되면 훌훌 털어 버리고 다른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
주식 바닥 찾는 법? 이보다 멍청한 검색어가 또 있을까?
주식 바닥을 찾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그냥 '주식 바닥 찾는 법'으로 구글링 하시길 바란다. 여기에서 내가 설명해 봐야 조금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리고 나는 주식을 매수할 때 항상 바닥 아래 지하실을 염두에 두고 매수한다. 조금 억지 같은 말이지만 '상장폐지' 가능성을 인지하고 매수한 종목도 몇 개 있다.
결국 이처럼 바닥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당연히 무릎의 위치도 찾지 못하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반드시 반박하시는 분이 나온다. "충분히 바닥을 다지는 걸 확인하고 들어 가야지~ ㅉㅉㅉ"이라고... 아쉽게도 난 바닥을 다지다가 지하실로 직행하는 종목을 너무 많이 봤다.
어차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과거 차트를 가지고 이야기할 거다. 검색해보면 바닥 다지는 패턴을 이야기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99.9%는 이미 지나간 정보를 가지고 설명한다.
특정 종목을 가지고 '지금 이렇게 바닥을 다지고 있으니까 반드시 오른다'라고 호언장담 하는 투자자는 절대 없다. 아니 있을 수가 없다. '만의 하나' 있다 치더라도 조용히 혼자 먹지 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겠는가?
단, 이런 경우는 있다. 수십만 회원수를 거느린 주식카페에서는 가능하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일 워렌버핏이 인터뷰 중에 "OOO 종목이 이러한 이유로 곧 오른다."라고 한다면 그 주식은 반드시 오르게 된다. (곧 원래의 가격으로 회귀하겠지만...)
그리고, 이미 알려진 '주식 바닥 찾는 법'은 '투자금 쉽게 잃는 법'과 동일하다. 개미투자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세력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식 천장 찾는 법은 왜 없을까?
무릎 이야기하다가 바닥 이야기만 한 듯하다. 이제 어깨 이야기로 올라가 보자. '꼭대기', '최고점', '머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하나마나한 이야기 겠지만 고점을 찾는 것도 바닥 찾는 것만큼이나 허황되고 의미 없는 행동이다.
거듭 말한다. 글쓴이의 뇌피셜임을... 2007년부터 지금 까지 고점이라 생각해서 매도 한 주식 중 진짜 고점은 아마 세 종목 정도 되려나 모르겠다. 이것도 과거형이다. 물론 나의 주식실력이 형편없어서 인지도 모른다.
물론 당연히 어깨에 팔아라는 의미는 "욕심을 버려라." 또는 "적당히 먹어라"인 듯싶다. 시간이 지나야 내가 판 지점이 고점인지 어깨인지 허리인지 알게 된다. 고점 가격대가 확실한데 어깨에 팔려는 모지리 투자자는 없을 거다.
마찬가지로 고점 예상 어쩌고 하는 소위 전문가의 말을 듣게 된다면 과감하게 손절하시기 바란다. 주식에 '고점'은 없다. '전고점'만 존재할 뿐이다.
100% 수익에도 활짝 웃을수 없는 이유
잠깐 2019년 5월 17일 100% 수익을 냈었던 종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자랑 같지만 절대 아니다. 아래 캡처이미지를 보시면 끄덕끄덕 하실 거다.
자세한 매수 이유나 매도 이유는 따로 설명드리지 않겠다.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매매일지라도 기록했었다면 지금 도움이 많이 될 텐데... 일단 잠시 보도록 하자.
이 글을 쓰는 지금 신화인터텍은 그때 당시의 매도가와 비슷한 가격대에 있다. 꼼꼼하신 분은 벌써 신화인터텍을 찾아보셨을 거다. 2020년에 다시 한번 내가 매수했던 가격(2,000원)을 찍고 또다시 4,000원에 도달했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이게 아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리고, 미래엔 지금이 옳았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바닥이 아니고 고점이라고 생각했던 자리가 고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 말이 적절할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추측이 전부다. 추측의 확률을 높이는 게 우리가 주식을 공부하는 진짜 이유다.
주식의 가격을 맞춘다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된다. 그건 나도 할 수 있다. 오늘 기준 신화인터텍의 가격은 3,615원이다. 장담하건대 앞으로 신화인터텍은 4,335원과 2,895원 중 하나를 터치할 거다. 그런데 둘 중 어느 가격을 터치할지는 모르겠다. 4,335원을 찍으면 20%의 수익을 얻는 셈이다. 반대로 2,895원을 찍으면 20%를 잃는다.
어느 누구도 주식 가격을 예측할 때 기간을 정확하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만일 있다면 100% 사기꾼이다. 어쩌다 운이 좋아한 두 번쯤 맞출 수는 있다. 종목을 선택했다면 우선 방향을 먼저 예측해야 한다. 이때 과거의 흐름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야 한다. 그다음이 가격이다.
무릎과 어깨는 존재하지 않는다. 관점을 바꿔야 한다.
처음부터 바닥과 천장, 무릎과 어깨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차트로 지금 그렇게 말할 뿐이다. 그게 전부다. 그러니까 바닥을 찾으려고 애쓰지 말고 천장을 기다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자. 목표주가도 마찬가지다. 약간 주제에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목표주가를 내가 원하는 가격을 설정하는 분들이 있다.
목표주가는 작전세력만 설정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는 시장과 정보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과 정보가 긍정적이라면 지금 200%가 넘는 수익을 보고 있더라도 잡고 있어야 한다. 정보와 시장이 부정적이라면 손실을 보고 있더라도 손절을 해야 한다. 이것이 주식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다.
다시 무릎과 어깨 이야기로 돌아와서 포스팅을 마무리하려 한다. 어쩌면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라는 말을 내가 완전히 오해하고 있거나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말을 다른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대부분 내 생각과 같거나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만일 누군가가 내게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야 한다."라고 조언한다면 이렇게 되묻고 싶다. "네, 그런데 무릎은 어디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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