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목차
시작하면서
1. 주식 격언 9. 주식은 짧게 현금은 길게
마치면서 - 자신만의 믿음을 가지고 밀고나가자.
시작하면서
삶과 같이 주식투자에도 뒤돌아 보면 후회되는 결과가 너무 많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초심이 뭐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느새 가슴은 뜨거워지고 머리는 자만심으로 가득 찬다.
공부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투자금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모르겠다. 일단 무언가를 하면 반드시 얻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식을 하다가 진지해지는 경우는 얻지 못하거나 잃었을 때다.
가끔 스크랩해둔 주식 격언과 위대한 투자자들의 명언들을 찾아 읽는다. 신기하게도 읽을 때마다 항상 새롭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글 토씨 하나 틀린 건 없는데 늘 느낌이 다르다.
좋은 글은 숙성이 되는가 보다. 아님 내가 숙성되었거나...
오늘은 아홉 번째 주식 격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미 다른 이웃 블로거님들께서 주옥같은 주식 격언을 많이 정리해 주셨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알려진 주식 격언만 해도 수백 개는 되는 것 같다. 거기다가 위대한 투자자들의 명언까지 합하면 천 개가 넘지 않을까?
아무튼 투자를 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격언을 찾아 읽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오히려 차트분석, 기업분석에 공을 들이는 것보다 격언을 되새기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낫게 할지도 모른다.
모든 주식 격언이 마음에 와 닿는 경우는 없다. 때로는 이 말이 왜 격언이 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때는 그냥 지나치자. 일 년 뒤 다시 읽었을 때 '아하!'하고 이해가 될지도 모른다.
오늘 이야기할 주식 격언은 "9 - 주식은 짧게 현금은 길게."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건 누구나 잘 알고 계실 거라 믿는다. 그 의미를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1. 주식 격언 9. 주식은 짧게 현금은 길게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목적이 바뀌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많은 투자자분들이 바라는 건 짧은 기간 고수익일 거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전 상한가가 15%였을 때 단순 계산으로 '1,000만 원 투자하면 하루에 150만 원도 벌 수 있겠다'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상한가가 30%니까 300만 원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 번쯤은 초보시절 이런 생각해 보셨을 거라 믿는다. 천만 원이 아니라 100만 원만 투자해도 15만 원의 수익을 볼 수 있으니 세상에 이렇게 쉽게 돈 버는 일이 어디 있나 싶다.
하지만 그 꿈은 오래가지 못한다. 30%가 아니라 3%의 수익도 거두기 힘든 게 현실이다. 많은 입문자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악으로 깡으로 버텨보지만 1년을 넘기지 못한다.
투자는 짧게 하고 현금을 길게 보유할 것 같으면 수익은 언제 보나? 그냥 주식 투자하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은 짧게 현금은 길게'라는 격언은 오랫동안 투자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도 이 격언을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지금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의미가 틀린 건지도 모른다.
2007년부터 끊임없이 주식을 들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처음과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종목의 개수와 현금 보유 비중이다. 나는 이 격언을 현금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기업분석에 비유하자면 순 운전자금인 셈이다. 언제든지 추가 매수하거나 다른 종목을 살 준비가 되어 있다. 현재 내가 가진 두 개의 계좌엔 16개의 종목이 일정 비율로 자리하고 있다.
가진 순 운전자금은 이 모든 주식의 총매입가보다 많다. 쉽게 말해 16개의 모든 종목이 폭락한다 해도 같은 비중으로 물타기가 가능하다는 거다.
이런 매매방식을 시작한 지는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가능하면 많은 돈을 투자해서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월급이 나오면 최소 생활비를 제외하고 모두 주식투자에 올인했었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투자금 관리는커녕 종목 관리도 안 될뿐더러 작은 주가등락에 따라 내 혈압도 같이 등락을 하니 영혼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익이 나면 수익금마저 투자를 해야 했고(그래야만 한다는 믿음이 엄청 강했다.) 손실이 나면 더 큰 수익을 기대해야 했다.(목표수익이 있었으니...) 무엇보다 증시에 큰 충격이 있는 경우 본의 아니게 주식을 쉬어야 했다.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다. 신경은 온통 계좌에 가 있었고 직장생활,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다. 개인적인 흑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해야겠다.
어쨌든 '주식은 짧게 현금은 길게'에서 '주식은 짧게'라는 의미는 내가 직접 주식거래에 간섭하는 시간을 짧게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현금은 길게'는 잉여자금을 항상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봐야 하는 거다.
'조급증과 매매 중독'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투자마인드에 조금이나마 도움될 것 같으니 시간 내서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poor-investor.tistory.com/5
간단히 현재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는 나의 주식투자에 대한 심리적 상황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이미 눈치 채신 분도 계실 테지만 아주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져도 솔직히 그러려니 한다.
어차피 처음 종목을 선택할 때 특정 가격까지 떨어질 것을 생각하고 2차(종목에 따라 3차까지) 매수 자금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대수익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잃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낫다.
또 관심종목 중 폭락한 종목이 포착되면 언제든 매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알림을 하나 받았다. 관심종목 중 내가 원하는 매수가에 도달했다는 메시지다. 반년이나 기다린 종목이다.
이렇듯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느긋하고도 평화로운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현금 보유 비중이 높으면 기대수익이 낮아진다. 고수익을 원하는 이웃 투자자님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많은 입문자들은 애당초 주식투자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위에 언급한 '단기간 고수익'이라는 기대심으로 주식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거다.
단기간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도박을 하는 수밖에 없다. 상따, 하따, 선물, 옵션 이것들 모두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도박을 하고 싶다면 '코인'매매를 하시기 바란다.
주식은 하루 중 6시간 정도밖에 거래되지 않고 공휴일이나 빨간 날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 하지만 코인은 24시간 할 수도 있고 기대수익은 주식투자에서 얻는 기대수익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크다.
다시 격언 이야기로 돌아와서...
'주식은 짧게 현금은 길게'를 오래전 나처럼 오해해서는 안된다. 차라리 다르게 해석하는 게 낫다. 격언이란 게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껏 쓸데없이 길게 쓴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주식투자에 직접 간섭하는 시간을 줄이자. (공부하는 시간을 더 가지자.)
- 현금 비중을 가능한 최대로 늘리자. (현금이 있으면 대응이 쉬워진다.)
- 기대수익을 대폭 줄이자.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
마치면서 - 자신만의 믿음을 가지고 밀고나가자.
개인적인 견해에 대해 지나친 의미를 가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웃님이 생각하시는 의미가 있다면 그게 맞는 의미다. 본인 스스로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빠르게 정정하면 된다.
어쩌면 내가 쓴 이 글이 몇 년 후 다시 봤을 때 삭제하고 싶은 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내 생각에 대한 믿음이 있다. 나만의 투자기법이 내게 수익을 주는 것처럼 격언의 의미 해석에도 믿음이 있다.
이웃님도 자신만의 믿음을 가지고 지켜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투자에서 좋은 결과 내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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